JOURNAL /EP.03
나는 왜 남의 회사 일까지 걱정하는가

2026.05.20
나는 남의 회사 일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사장님이 말한다.
“요즘 너무 바빠.”
나는 묻는다.
“뭐 때문에?”
“견적서 쓰고, 전화 받고, 이메일 보내고...
하루가 그냥 끝나.”
나는 잠깐 생각한다.
그리고 묻는다.
“견적서는 어떻게 만들어?”
“엑셀.”
위험한 단어가 나왔다.
엑셀.
🤣🤣🤣
“한 장 만드는 데 얼마나 걸려요?”
“한 30분?”
“수정 들어오면?”
“파일 찾아서 다시 수정하지.”
나는 이해가 안 된다.
“왜?”
사장님이 더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나를 본다.
“원래 그렇게 하는 거 아니야?”
아니다.
내가 보기엔 아니다.
🤣🤣🤣
커피를 마시러 만났는데
갑자기 업무 인터뷰가 시작된다.
“문의는 어디로 들어와요?”
“홈페이지.”
“그다음에는?”
“관리자에서 확인하지.”
“그다음에는?”
“엑셀 열어서 견적 만들고.”
“그다음에는?”
“PDF 저장해서 메일 보내고.”
나는 점점 심각해진다.
“그럼 홈페이지에 이미 있는 내용을
왜 엑셀에 다시 적어요?”
사장님이 잠깐 생각한다.
“그러게?”
됐다.
🤣🤣🤣🤣
이제 나는 신난다.
“봐봐요.”
“홈페이지에서 문의 들어오잖아요.”
“관리자에서 확인하죠?”
“여기서 그냥 견적서 만들면 되잖아요.”
“제품 선택하고.”
“금액 넣고.”
“PDF 누르면 바로 나오게.”
사장님이 묻는다.
“그게 돼?”
나는 말한다.
“왜 안 돼?”
🤣🤣🤣
그리고 또 시작된다.
“사진은 어떻게 관리해요?”
“카톡.”
아.
또 위험한 단어가 나왔다.
카톡.
🤣🤣🤣
“현장 사진 찾으려면?”
“카톡 찾아봐야지.”
“준공사진첩은?”
“사진 받아서 만들지.”
“얼마나 걸려요?”
“한 시간?”
...
나는 커피를 내려놓는다.
““그것도 자동으로 하면 되는데?””
🤣🤣🤣🤣
사장님은 처음에는
그냥 커피 한잔 마시자고 나를 불렀다.
그런데 한 시간 뒤.
견적 자동화.
고객관리.
현장관리.
사진관리.
준공사진첩.
업무 시스템 하나가 설계됐다.
🤣🤣🤣
사장님이 묻는다.
“너 이거 다 만들어줄 거야?”
나는 대답한다.
“아니...
그냥 불편해 보여서. 😊”
그렇게 또 한 명의 사장님이
퓨리뷰랩에 끌려 들어왔다.
🤣🤣🤣🤣
생각해보면
내가 남의 회사 일을 걱정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내가 그 일을 해봤기 때문이다.
견적서를 만들어봤고.
고객 전화를 받아봤고.
현장을 다녀봤고.
사진을 정리해봤고.
경리도 해봤고.
영업도 해봤고.
대표도 해봤다.
그래서 안다.
별거 아닌 일 하나하나가
하루를 얼마나 많이 잡아먹는지.
나는 사장님들에게
일을 하지 말라고 하고 싶은 게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정말 해야 하는 일을
더 많이 했으면 좋겠다.
고객을 만나고.
영업을 하고.
전화 한 통 더 하고.
블로그 하나 더 쓰고.
영상 하나 더 만들고.
새로운 일을 생각하는 것.
그런데 견적서 한 장에 30분.
사진첩 하나에 한 시간.
파일 찾다가 20분.
이런 식으로 하루를 다 써버리면
정작 대표가 해야 할 일을
할 시간이 없다.
그래서 또 묻는다.
“사장님, 요즘 뭐가 제일 귀찮아요?”
사장님이 대답한다.
나는 듣는다.
그리고 대부분 얼마 지나지 않아 말한다.
“그거 별로 안 어려운데?”
...
아.
또 시작이다.
🤣🤣🤣🤣🤣
다음 편 예고
4호. 나는 왜 “이것만 하고 잘게”를 믿는가
밤 11시.
“이것만 하고 자야지.”
새벽 1시.
“이거 하나만 더.”
새벽 3시.
“어? 이거 되는데?”
아침.
“왜 이렇게 피곤하지?”
🤣🤣🤣🤣🤣
